평화의초대
인도의 성자로 불리는 썬다싱의 전기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가다가 지쳐 쓰러졌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뒤를 따라가다가 그 사람을 발견하고 고민을 합니다. 그 사람을 업고 함께 갈까? 혼자 갈까? 그러다 그 사람은 내 몸도 추스르기 벅찬데 혼자 가야겠다며 그냥 지나쳐 갔습니다.
그 바로 뒤에 썬다싱이 따라왔습니다. 썬다싱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들쳐 메고 길을 갔습니다. 힘이 들고 속도도 느렸습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죽어 있었습니다. 먼저 혼자 갔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홀로 가다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여 죽었습니다. 썬다싱은 등에 업은 사람과 함께 온기를 나누며 그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썬다싱은 이 일을 통하여 진리 하나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남을 살리는 것이 곧 나를 살리는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경험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동체 신앙생활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홀로 거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가 되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고 또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기독교는 절대 홀로 도를 닦는 신앙이 아닙니다. 내가 어려울 때, 힘들 때, 슬플 때, 옆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낙심한 내 마음을 일으켜 주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공동체와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는 너무나 중요한 신앙의 문제입니다. 여러분들에게는 그렇게 함께 나눌 신앙의 친구가 있으십니까? 그렇게 함께 할 공동체가 있으십니까?
전도서 4장 9절 10절과 12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위기와 힘든 상황을 만납니다. 그 환난의 때를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지만, 내 곁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만 있어도 그 고난을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습니다. 두 사람 이상의 공동체가 있으면 그 환난을 능히 이겨내고 승리할 수 있고, 오히려 그 고난은 내 삶의 전화위복이 됩니다. 그래서 공동체는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신앙 공동체가 좋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속에 들어가면 상처와 갈등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공동체란 갈등이 없는 공동체가 아니라 갈등이 있지만 그 갈등 속에서도 배려하고 양보하고 또 이해하고, 그렇게 갈등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공동체가 진짜 좋은 공동체입니다. 예수님께서 만드셨던 열두 제자 공동체에도 갈등과 다툼이 있었습니다. 바울이 설립했던 초대교회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신앙 안에서 사랑하는 것을 배워가며 다른 사람과 서로 하나가 되어갈 때, 그 속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며 그 공동체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바로 그런 공동체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모두가 ‘나 같은 사람을 용납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모인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흠 많은 나를 용납하셨듯이 나도 흠이 보이는 그 사람을 용납하는 것, 때로는 용납되지 않고 용서하기 힘들어도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 때문에 순종하고 품으면서 함께 자라가는 공동체. 이것이 세상에 없는 교회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재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 2:1~4)
빌립보 교회의 모습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 교회 성도들에게 많은 은혜를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말씀의 위로를 받고, 하나님의 긍휼을 입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고, 먼저 사랑을 베푸신 까닭은 그 은혜와 사랑을 입고 연약한 다른 누군가를 세우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기억하며 서로 섬기고 배려할 때, 좋은 공동체가 만들어져 갈 수 있습니다.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님은 ‘성도의 공동생활’ 이라는 책에서 좋은 공동체에 관해 말씀했습니다. 좋은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먼저 좋은 공동체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합니다. 이런 말이 있죠.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지만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내가 당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당신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 할 때 좋은 공동체가 된다고 합니다. ‘기꺼이’ 라는 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기꺼이’ 라는 말이 붙은 까닭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고 또 시시해 보이는 일들조차도 기꺼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일을 맡고 싶어 합니다. 해도 티 안나는 일은 하기 싫어합니다. 그런데 좋은 공동체를 결정짓는 기준은 바로 해도 티가 안나는 그 사소하고, 하찮고, 시시한 일을 서로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많은 은혜와 복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우리 안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돈이 조금 없어도, 내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위로와 소망이 됩니다. 삶이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사실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빛과 소금이 되어 살아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복을 다 주셨으니 남의 짐을 지고 남을 돕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길이자, 하나님의 도이자, 복음의 능력입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이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속해있는 공동체. 가정이든 교회든 직장이든 그곳이 날이 갈수록 든든해지고 힘이 넘치는 공동체가 되어서 하나님의 복을 받는 정말 좋은 공동체로 세워져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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